2. 사용하시다가 불편하신 점이 있다면 방명록으로 남겨주세요.
3. 왕래는 하지 않습니다.
1. 「무조림」을 하게 된 계기
우리 집에 무 있다!!!!
자랑하는 건 아니지만, 무가 생겼다. 음, 우리 집에는 엔젤─엔젤은 애칭이고 실제 이름도 별명도 아니다. 그냥 내가 편의상 부르기 위해 부르는 명칭이니 같이 사는 혈육 중에 엔젤이 있다는 것 정도로만 생각해주시라.─가 있는데 엔젤 주변 지인이 무를 기르고 있는 모양이다. 그 지인이 엔젤에게 주어서 무가 생겼다.
참고로 무는 이 계절에 가장 맛있다고 알고 있다. 정확히 언제부터 언제까지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겨울이 지나고 나면 맛이 없다고 한다.
저번 해에도 무를 길러서 우리 집에 주어서 처음 요리해보았는데, 올해도 또 챙겨주신 듯하다. (꾸벅) 감사하다.
아, 무가 생겼다고 해서 무작전 무조림을 하게 된 것은 아니었다. 저번 해에 무를 주었었는데 두 개 정도 받아와서 하나는 무조림, 하나는 무채 반찬을 만들었다. 그런데 무채 반찬은 장렬하게 탈락하였고 무조림은 통과했다.
물론 작년에 무조림을 하게 된 계기도 엔젤 덕이다. 엔젤은 생선 조림 같은 거에서 무를 잘 먹었는데, 나는 무를 별로 먹지 않았다. 생선 조림이나 고등어조림에 나오는 무는 다 엔젤에게 넘겨주고 나는 고등어를 탐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무조림을 시도하게 만든 것도 엔젤을 위해서다. 1
2. 「무조림」을 만들기 전에 찾아본다
나는 집밥백선생에서 소개해준 백종원 선생님의 레시피로 만들긴 하지만, 조금은 다르게 만든다., 유튜브 채널 중에 「백종원 무조림」이라고 검색하면 집밥백선생 다음으로 나오는 동영상이 있다. 《맛있다 그리드》라는 채널에서 소개해주는 백종원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 하는 편이다.
왜 그렇게 하냐고 묻는다면, 집밥백선생에서는 멸치로 육수를 내는 걸 쓰는데, 참고로 나는 멸치의 용도도 차이도 잘 모르고 요알못에 가까운지라 멸치를 넣어서 국물부터 내라고 하면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근데 맛있다 그리드에서는 정말 요리 초보인데, 준비물만 있으면 할 수 있게 소개해준다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우리 집에 정말 국물 내는 멸치가 있다면 집밥 백 선생에 나온 레시피 그대로 따라 해도 되겠지만 ‘나는 이것도 귀찮고 뭐가 뭔지도 모르고 간단하게 하고 싶어!’라고 하는 사람은 《맛있다 그리드》 채널에서 소개하는 무조림 방법으로 해보아라, 멸치가 멸치육수로 바뀌었을 뿐인데 괜찮다.
3. 「무조림」 준비물
혹시나 싶어 차이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은 밑줄을 그어두었다. 맛있다 그리드에 소개되지 않은 재료라던가, 아니면 소개는 되었는데 다르게 대체된 재료라던가 그렇다.
3.1 《집밥백선생》 채널 준비물
무, 대가리 뗀 육수용 멸치 ½사발, 간장 ⅔컵(종이컵 기준), 대파, 매운 고추(청양고추), 고춧가루 1+½ 컵(소주잔 기준), 설탕 ½컵(소주잔 기준), 간 마늘½컵(소주잔 기준), 생강 조금, 들기름(없으면 참기름 넣기)
3.2 《맛있다 그리드》 채널 준비물
무 ½개, 대파, 물 4컵(800㎖), 간장 ⅔컵(종이컵 기준), 고춧가루 1.5컵(소주잔 기준), 설탕 반 컵(소주잔 기준), 다진 마늘 반 컵(소주잔 기준), 멸치 육수 팩, 들기름 반 컵(소주잔 기준)
+ 멸치를 쓰려면 한 번 덖고 나서 쓰거나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하면 잡내가 없어진다고 맛있다 그리드에서 말씀해주심. 물론 나는 멸치를 쓰지 않을 거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4. 「무조림」을 요리하다
레시피는 있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나 내키는 대로 했다. (그러니까 요리를 못하지!) 아무튼 내 기준에 맞게 조금씩 설정해서 바뀐 부분이 있다. 레시피를 참고했지만 곧이곧대로 때려 넣지는 않았다는….
4.1 무껍질도 벗겨주고 썬다. (★잘게 썰지 않도록 주의한다)
두껍게 썰어줘야 30분을 끓어도 덜 뭉개진다. 두껍게 썰어야 한다. 물론 나는 이론은 알지만, 얇게 썰린 부분이 있어서 30분 끓였는데도 잘게 부서졌다. (……. 다음엔 잘해보자.)
4.2 오목한 프라이팬에 무를 깔아준다.
저번엔 그래도 두 개로 해서 오래오래 끓여도 괜찮았는데, 이번엔 하나여서 그런지 프라이팬이 굉장히 비어 보인다.
4.3 무 위에 파를 얹어준다.
파를 위에 얹어준다. 맛있다 그리드 채널이나 집밥백선생에서는 도마 위에서 열심히 썰었던 거 같은데, 나는 그런 거 없다. 소분해둔 냉동파를 꺼내서 가위로 대충 싹둑싹둑 댕강댕강 잘라서 넣어주었다.
4.4 물을 800㎖를 부어준다.
계량컵을 사두고 요긴하게 써먹는 중이다. 라면 끓여먹을 때, 아니면 정확하게 ㎖를 알려주는 경우에 요긴하게 쓰고 있으니 여러분도 하나씩 장만해두고 써보시라. 물론 내가 산 건 아니라서 어디서 샀는지 정보는 모름. 대충 어디 인터넷에 팔고 있지 않겠어요?
4.5 진간장 ⅔ 컵(종이컵 기준)을 준비해서 부어준다.
맛있다 그리드에는 그냥 간장이라고 그래서 뭔 간장을 넣어야 하나? 싶어서 찾아봤더니 백종원 레시피에 진간장이라고 적혀 있어서 진간장으로 투하했다.
4.6 소주잔 기준 / 고춧가루 ¾컵, 설탕 ½컵 대충 간 마늘 얼린 것 한 조각
소주잔이 맞긴 맞겠지? 아무튼 내가 소주잔으로 기준으로 해서 때려 넣기 시작한다. 고춧가루를 내 임의대로 줄인 이유는 내가 항상 뭔가를 기준으로 잡고 넣으면 고춧가루가 너무 많다고 엔젤에게 한소리를 듣는다. 정말 요리에 고춧가루가 둥둥 떠다니기까지 한다. 그래서 나는 고춧가루를 넣으라고 하면 꽤 신중히 넣는 편이다.
설탕을 왜 뿌리면서 황설탕에서 백설탕으로 바뀌냐면 백설탕을 다 털어놓고 남은 부분을 황설탕으로 채워 넣어서 그렇다. 괜히 뭔가 마법 부린 것처럼 찍혀서 뿌듯까진 아니고 해명해야 할 거 같아서 적어놓는다.
4.7 멸치 팩 투하
멸치 팩을 구석 어디에 잘 투하해보려고 했는데 잘 안 됐다. 하지만 멸치 팩이 필수니까 잘 밀어 넣어준다. 무는 이때만큼은 양보의 미덕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잘 다독여야 한다. (씩)
4.8 마지막으로 들기름 투하 ( 들기름 ½컵 / 소주컵 기준)
4.9 넣을 건 다 넣었다. 뚜껑을 닫고 끓여준다.
뚜껑을 닫고 팔팔 끓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뚜껑을 열고 중불 정도로 줄여준 다음에 30분간 끓여준다. 끓이는 동안에 어지른 것도 치우고 그러다가 청양고추 넣어도 괜찮다길래, 청양고추를 소주잔에 ⅓컵 정도 담아서 부었다. 끓이는 동안 들기름의 향이 계속해서 났다. 너무 향이 나서 좋았다.
5. 완성
음, 일단 아래 좀 얇게 썰어진 애들은 부서지긴 했지만, 그래도 나름 잘 된 거 같다. 예쁘게 담아뒀으니 나중에 엔젤 먹으라고 해야지. 기본적으로 이렇게 무조림만 해도 엔젤이 잘 먹어준다. 항상 음식 할 때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고 하던데, 가끔 정성이 부족한 거 같다고 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번엔 정성이 담겼다고 해줄 거 같다.
별점: ★★★★☆
별점의 의미: 이 정도로 간편하게 할 수 있다. 존맛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가족이 먹을만하다고 하는 거 보면 성공적인 레시피다. 나 같은 요리 초보가 했음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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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선없이 먹을 수 있는 무조림이라, 엔젤에게는 특히 찰떡인 음식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