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사용하시다가 불편하신 점이 있다면 방명록으로 남겨주세요.
3. 왕래는 하지 않습니다.
A형 독감이 유행이라고 해도 내가 걸릴 줄은 몰랐다. 왜냐? 코로나가 유행일 때도 코로나 한 번도 안 걸렸던 나였기 때문이다. 물론 간과한 게 있다. 나는 B형 독감도 걸렸던 사람이었던 것을…. 해당 내용은 A형 독감을 앓았던 나의 일지와도 같다. 늘 그렇듯 사람은 개인의 차이가 있고 A형 독감에 걸렸는데 이런 사람도 있었구나. 하는 정도의 참고 정도로만 이해해주면 되겠다.
1. A형 독감의 시작?
일단 그 날은 굉장히……. 목이 칼칼했다. 날씨가 미세먼지가 많은 날씨이긴 했어서 먼지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집에 오니 살짝 열이 났고 대충 저녁을 떼우고 해열제 하나를 챙겨서 먹었다.
내가 내 몸 상태가 조금 이상하다고 여겼던 이유는 내가 추운 기운을 계속해서 느꼈기 때문이다. 나는 전기매트를 틀고 잠을 자는데 전기매트를 틀고자면 분명히 따뜻해야 하는데 실제로 따뜻한데도 자꾸 추운 기운을 느끼면서 몸을 옹송그리고 잠을 자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침에 일어나니 멀쩡. 해열제를 먹었으니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병원을 갈까 말까 고민을 했다가 그래도 미리 병원에 가서 따끔한 주사 한 방 맞고 오는 게 몸에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아무래도 따뜻한데도 자꾸 추위를 느끼는 내 몸이 이상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2. 어서와. 병원은 오랜만이지?
병원이 9시에 오픈인데, 9시 25분에 도착했다. 내가 결코 늦게 도착한 건 아닌 거 같은데 사람이 대기하는 의자에 가득 앉아 있었다. …오픈 25분 경과인데 이렇게 사람이 많다고? 생각했지만 어쩌겠는가. 기다려야지.
물론… 병원 입장에선 9시 오픈이어도 그 전에 접수증을 받아놓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문제는 이쯤에서 시작되었던 것 같다. 아침에 분명 괜찮았던 내 몸 상태가 또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추위를 유독 많이 타기 시작했는데 분명 따뜻하게 입고 나왔는데도 추위를 탔다. 대기할 수 있는 의자가 없어서 빙글빙글 돌다가 대충 몸을 뉘일 수 있는(대충 구겨앉을 수 있는) 의자에 앉았다. 오들오들 추위를 느끼며 내 순서가 오길 기다렸다.
11시가 넘어서야 의사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고 나는 내 상태에 대해 설명했다.
“어제 열이 났었는데 열은 내렸고 목은 까끌하고 기침은 가끔 나오는데 거하게 나오고 콧물이 나와요.”
의사 선생님한테 말했는데 옆에서 의사 선생님 도와주는 간호사 왈.
“8.5도인데요?”
나는 그 말 뜻을 이해 못하고 있었다. 응. 제대로 이해 못하고 있었다. 앞에가 30이 생략된 말일 줄은 몰랐다. 내 몸 온도가 그새 38.5도가 된 것이었다.
의사 선생님은 열이 높은데요? 라고 하시길래 나도 모르게 멍해져서 ‘어? 그럴 리가 없는데.’라고 중얼거렸다. 왜냐하면 나는 분명 아침에 열이 내린 상태에서 집에서 빠져나왔으니까. 다만 대기하는 동안에 시간이 오래 걸려서 몸을 옹송그리고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었는데….
독감 검사해보자고 하셔서 해보기로 했다. 코를 여러 번, 목도 여러 번 쑤셨다. 비용은 3만원. 병원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인터넷 검색해보니 코로나나 독감 같이 검사하면 이보다는 더 드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3. 너 독감이야.
또 대기의 시간이 걸렸다가 갔는데 결국 확정받았다.
ㅇㅇ너 A형 독감임.
…….
의사선생님은 선택권을 주셨다. 약으로 5일간 잘 챙겨먹을 것인지 아니면 주사를 맞을 것인지.
약은 타미플루 / 주사는 페라미플루라는 명칭인데 둘이 같은 거라고 한다.
일단 재껴두고 나는 원래 주사를 맞을 목적으로 온 사람이기 때문에 단번에 주사 맞겠다고 하고 왔다.
실비되냐고 물었고 실비된다고 해서 냉큼 주사 맞겠다고 했다.
주사와 수액을 모두 맞는데, 수액은 15분 정도만 맞으면 된다.
15분 지나면 호출해달라고 하고 나가셨는데 15분 지나도 나오지 않고 부르지도 않던 나에게 친절하게 간호사님이 오셨다.
다 맞았다는 말에 나는 머쓱해져서 “죄송해요. 15분 지났는지도 몰랐어요.”라고 그랬는데,
간호사님 왈
“지금 아파서 제정신 아니실텐데요. 괜찮아요.”
저 세상 쿨함으로 말씀하시고 나가셨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 약 처방 그리고 격리
약 처방을 제대로 받고 집에서는 격리처리가 되었다. 거의 밥 먹고 자고 밥 먹고 자고 밥 먹고 자고의 일상.
분명 병원을 다녀올 때까지만 해도 목이 아프지 않았는데 하루가 지나니 침을 삼킬 때나 뭔가를 삼킬 때 목이 많이 아프기 시작했다.
주사를 맞아서인지 아니면 초장에 잘 잡아서인지 모르겠지만, 주사 + 수액을 맞은 뒤로 열은 나지 않았다.
하지만 목은 상태가 갔고 콧물은 계속해서 나왔다. 열이 안 나서 좋았고 추운 기운을 안 느껴도 되어서 그것이 좋았다.
그렇게 격리생활하다가 출근하니까 사람들이 내가 아팠는지, 어쨌는지도 잘 모르고 지나가기도 했다. ㅎ_ㅎ
5. 가장 중요한 실비
실비에도 세대가 있다. 1세대, 2세대, 3세대, 4세대.
1세대는 2009년 8월 이전에 가입한 보험이 1세대로 가장 보장 내용이 좋고 자기부담금이 없는 실손이지만, 단점은 갱신 폭이 엄청 높다는 거다.
1세대 이전에 비갱신형으로 해서 한시적으로 판매한 적도 있었던 것 같은데 아쉽게도 나는 그때 가입을 못해서 좀 아쉽긴 하다.
내가 가입한 실비는 2세대다. 2세대는 표준화 실비라고 해서 다른 보험사가 모두 통일된 그런 느낌이다. 1세대만큼은 아니지만 혜택이 좋긴 하다. 다만, 이번에 인상폭이 많이 높았다는 점이 많이 슬펐다.
Q. 갱신보험료 왜 이렇게 높게 나와요?
A. 콜센터에 전화해보나, 어디에 물어보나 똑같다. 연령의 증가, 의료수가, 위험률 증가에 따라 보험료가 갱신된다.
갱신이라는 뜻은 높아지거나 낮아질 수 있다고 하는데, 대부분 낮아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왜냐하면 연령이 증가하면서 위험률이 높아지는데, 보험사에서는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술이 발달할수록 의료수가가 높아지기 때문에 갱신된다고 하면 낮아질 가능성이 없다.
3세대는 착한 실손이라고 한다. 자세한 특징은 모르겠지만, 2세대보다는 조금 보장 내용이 달라진 것 같다.
4세대는 저렴한 보험료가 특징이지만 1~2세대를 비교하자면 보장내용이 높지 않다. 따라서 병원은 잘 안 가는 사람에게 적합한 보험이다. 4세대 실비가 저렴하지만 많이 청구할수록 갱신 시 인상폭이 높아질 수 있으니 참고 하는 것이 좋다.
사설이 길었지만, 결론은 나는 2세대 실손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다.
병원비로 110,100원을 결제했고 그날 바로 서류 챙겨서 휴대폰 어플로 보험비를 청구했다.
청구하고 97,100원을 돌려 받았다.
1. 내가 갔던 병원이 의원이었기 때문에 10,000원을 제하고 ─ 110,100원 - 10,000원 = 100,100원
* 2세대 실손부터는 100%가 없어서 의원이냐 병원이냐에 따라 제하는 금액이 있다. 의원은 10,000원이다.
2. 실비청구를 위한 진료비 서류 발급비 3,000원 제하면 ─ 100,100원 - 3,000원 = 97,100원
따라서 정말 깔끔하게 정산되어서 나왔다.
6. 후유증
A형독감의 후유증이라고 해야 할까. 자꾸 토나올 것 같은 기침이 나올 때가 있다. 잦으면 병원을 가보겠는데, 하필 또 잦게 하는 것도 아니고 어쩌다가 기침이 나오는 거라서 여간 힘든 게 아니다.
◆ 결론 ◆
1. A형 독감 안 걸리게 조심하자.
2. 실비 보험은 꼭 가입해두고, 기왕이면 1세대, 2세대는 유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