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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꼬꼬마 텔레토비」에 대한 간략한 정보
제 목: 꼬꼬마 텔레토비 | Teletubbies
방영기간: 1998. 10. 12. ~ 2000. 04. 29. 1
1. 「꼬꼬마 텔레토비」를 보게 된 계기
계기랄게 있긴 한가. 그 당시에 텔레비전 틀면 나왔던 게 꼬꼬마 텔레토비였다. 정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프로그램이었다. 등장하는 보라돌이, 뚜비, 나나, 뽀가 뭘 하는지 보게 되고 중간에 아이들을 보여주는 동영상을 본다. 바람개비가 엄청 세게 불면 애들이 ‘어어어어?’하고 어디론가 후다다닥 달려가서 늘 같은 장소에서 껴안고 넷이 발라당 눕는다. 바람개비의 빛 때문인지 뭔지 몰라도 애들 안테나(난 더듬이라고 불렀는데 생각해보면 지금 와 생각해보면 저 머리 와이파이 같은 거 아닌가.)랑 네모난 배에서 빛이 나고 또 일어나서 본인들 이름 말하면서 배를 뚝 내민다. 그러다가 간택받은 한 명의 배에서 티브이가 나오는데, 여기에서 어떤 어린이들이 나와 다양한 체험을 하는 걸 보여줬다. 그걸 보는 것도 꽤 재미있었다. 2
솔직히 그것보다 나는 뽀 파다. 뽀 좋아했다. 뽀!!!! 뽀!!!!
안타깝게도 내 주변엔 나나파만 가득했다. 왜 뽀를 안 좋아하지? 어떻게 뽀를 안 좋아하지?! 그 당시 남자랑은 안 친해서 모르겠지만, 그나마 한 남자애의 취향은 알고 있었다. 그 애는 뚜비 파였다.
2. 「꼬꼬마 텔레토비」를 보다
꼬꼬마 텔레토비는 늘 해설하는 사람이 존재한다. 해설하는 사람이 뭐라뭐라 하면서 늘 시작했던 걸로 기억한다.
하나, 둘, 셋, 넷 부르면 텔레토비 친구들이 등장하는데, 웃겨 죽겠는게 입구로 안 나오고 집 천장에 있는 부근에서 늘 튀어나온다. 그리고 후다다닥 달려 나오면서 노래를 부르는데, 자기 이름을 부르면 자기 이름 부르면서 춤추는 게 있는 모습이 있다.
나는 헛소리를 더해보자면 텔레토비에서 맨날 ‘어~?’할 때마다 한 손으로 입을 가리는데, 2008년도에 나왔던 원더걸스의 노래 Tell Me 가사 중 어머나 때 솔직히 텔레토비 생각했다. 솔직히 어머나랑 텔레토비랑 뭔 상관인가 싶긴 하지만.
애들이 노는 모습을 빤히 바라보고 그 다음에 앞서 설명한 바람개비 힘차게 도는 타임이 오면 배에서 나오는 TV 본다. 또 애들 노는 모습을 본다.
텔레토비를 보면서 가장 싫어했던 소리 중에 하나가 샤워기 같이 생긴 마이크(그 당시에 나는 샤워기라고 불렀다.)가 드륵드륵드륵드륵 올라오는 소리. 그 소리가 들리면 일단 꼬꼬마 텔레토비가 끝나는 시간이 가까워졌다는 걸 의미한다. 그리고 헤어질 때마다 각각 이름을 불러주면서 안녕을 고한다. 이때 텔레토비는 인사를 건네고 동산 언덕 아래로 몸을 숙인다.
해 설 | 안녕, 보라돌이
보라돌이 | 안녕
해 설 | 안녕, 뚜비
뚜 비 | 안녕
해 설 | 빠빠이, 나나.
나 나 | 빠빠이.
해 설 | 빠빠이 뽀.
뽀 | 빠빠이.
누군가? | 까꿍 (여기는 매 회차마다 달라졌다. 모두가 까꿍이라 말하지만, 맨처음 까꿍을 말하는 친구는 매번 달랐다. 오늘은 누가 까꿍을 할까? 하고 기대하면서 본 적도 있다.)
해설 | 이제 그만.
텔레토비 | 이제 그마아안. (꺄륵)
진짜 꺄륵거린다. 애들 목소리가. 정말 꺄륵거리고 진짜 그만하라고 하면 그만하고 순순히 집에 들어간다. (착하다) 처음 나왔던 그 집의 굴뚝으로 가서 내려간다. 도대체 왜 입구를 놔두고 굴뚝으로 등장하고 굴뚝으로 퇴장하는지 모르겠지만 참 일관성이 있긴 하다. 그리고 그렇게 들어갔다가 마지막에 굴뚝을 클로즈업해주는데 그때 또 텔레토비 친구들 중 한 명이 나와서 인사를 건넨다. 여기도 매회차마다 달라지기 때문에 누가 오늘은 마지막 인사를 해줄까? 생각하며 봤던 기억이 난다.
2.1 보라돌이
음. 솔직히 보라돌이를 눈여겨 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넷 중에서는 가장 키가 크다. 그래서인지 가장 어른스러운 느낌이 들기도 한다. 보라돌이라는 이름처럼 색은 보라색이고 전파를 받는 것 같은 저 안테나는 역삼각형이다.
빨간 가방을 가장 좋아하는데 이 때문에 텔레토비 기사에 실린 적도 있었다. 보라돌이가 남자로 추정되는데도 빨간 가방을 좋아하는 건 성소수자이기 때문이라는 기사 말이다. 심지어 그 당시엔 인터넷보다는 종이로 된 신문으로 보는 편이어서 그걸 보고 참 신기해했었던 기억이 난다. 텔레토비가 신문기사로 나오다니? 정도였기도 했고 덧붙이자면 기사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지금이라면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스루 해버렸겠지만, 그 당시에 제대로 그 기사를 이해했다면 충격을 받았을 거 같기도 하다.
보라돌이는 ♪ 보라보라 보라돌이↘ ♪ 이런 식으로 노래를 부르고 다닌다. 그리고 뚜비와 나나가 붙어 있는 경우가 많아 뚜비나나 커플설 등이 있었고 그 때문인지 보라돌이는 뽀와 자주 짝을 이루어 다니곤 했다. 보라돌이와 뽀는 커플이라기 보단 짝꿍같은 느낌이었고 (내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뚜비와 나나는 정말 커플 같은 느낌이었다고 한다.
2.2 뚜비
뚜비는 이 넷 중에서 가장 피부색이 어두운 편이다. 안테나는 일자이고 색은 초록색이다. 애착 물품은 젖소 무늬인 모자인데, 모자 뚜껑 부분이 뻥 뚫려 있다. 그래서 모자를 써도 안테나가 눌리거나 하는 일은 없는 듯 하다. 내가 느꼈던 뚜비는 꽤 재치 넘치고 흥이 많은 친구였다. 춤을 굉장히 잘 추었다.
♪ 뚜비뚜비↗ 뚜뚜비↗ ♪ 이러고 다니기도 하지만 ♪ 뚜뚜루 뚜뚜루 뚜뚜비 뚜뚜비 뚜뚜비 / 뚜뚜루 뚜뚜루 뚜뚜비 뚜비뚜비 뚜♪ 하면서 노래를 부르고 다닌다. 여타 다른 애들에 비해서 노래가 굉장히 긴 버전이다. 요새 친구들이 뚜비 춤을 줬으면 되게 잔망스럽게 춤을 춘다고 표현할 것 같다.
2.3 나나
여자애들한테 가장 인기가 많았을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내 주변에 뽀 파가 거의 없었기 때문. (눈물) 내가 받은 나나의 느낌은 참 여성스러운 느낌이 강했다. 아무래도 나나와 뽀가 여자애인데 둘만 놓고 봤을 때 아무리 봐도 나나가 얌전해 보인 데다가 뽀를 챙기는 언니 같은 느낌이 강했다.
나나는 노란색이고 안테나는 한 번 동그랗게 말린 형태이다. 가장 좋아하는 건 주황색 빛이 있는 탱탱볼인데 그걸 가지고 잘 논다. 탄성이 꽤 좋은 거 같다. 잘 3
앞서 보라돌이 편에서 말했지만, 뚜비랑 자주 엮이는 부분이 있다. 근데 유독 나나 노래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나가 들어간 노래가 많아서 그런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기억이 나면 추후에 추가해놓도록 하겠다.
2.4 뽀
목소리를 들어도 어리고 키로 보아도 넷 중에 가장 작다. 뽀는 빨강색, 안테나는 동그라미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건 킥보드인데 킥보드에게 ‘붕붕이’라는 이름을 붙여준 걸로 보인다. 내 기억 속의 뽀는 굉장히 활기찼다. 뽀에 비하면 나나가 굉장히 얌전해 보일 정도다. 물론 활발하기로 치면 뚜비가 좀 더 활발한 거 같긴 하지만.
뽀가 목소리가 어리다고 느껴지는 것 중 하나는 뽀가 친구들을 부를 때 부르는 목소리다. 보라돌이를 ‘보다도리’, 뚜비를 ‘뚯비’ 나나를 ‘난나’라고 부르는 것처럼 보였다. 아마 성우분이 뽀가 이 넷 중에 어리다는 걸 감안하고 연기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약간 어린 티가 나게 친구들을 부른다는 게 있다.
뽀도 자신만의 노래가 있는데, ♪ 뽀리뽀리 뽀리뽀리 뽀─ ♪ 하면서 노래 부르면서 킥보드를 타기도 한다. 거의 무한반복이다. 킥보드 발 찰 때 노동요라도 되는 듯이. (인정한다. 나는 세상에, 속세에 찌들었다.)
3. 「꼬꼬마 텔레토비」를 기억하며 생각나는 것들
1. 스마일 쿠키
진짜 내 또래들이라면 한 번쯤은 저게 무슨 맛일까 하면서 궁금해했을 거 같다. 어떤 맛일까 정말 궁금했다. 애들이 열심히 갉아서 먹으니까. 문득 보면서 이가 안 보이는데 저걸 어떻게 씹어먹지……? (어린이가 했던 짧은 생각. 이건 아동들을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인데, 진짜라고 생각했던 거다. 마치 산타 할아버지가 세상에 존재하는 것처럼)
2. 맘마
텔레토비 친구들이 맘마맘마 거리는 게 있는데 분홍색 죽이라고 해야 하나? 분홍색 액체 같은 게 텔레토비 친구들이 말하는 맘마다. 근데 그릇이 참 특이하게 생겼다. 빨대를 휘감아놓은 그릇인데 빨대를 빨아들이면 빨대 속에 분홍색 액체가 딸려 들어와서 먹는다. 이거 거의 아이템계의 선구자가 아닌가 싶다. 신기하게도 텔레토비 친구들은 맘마를 먹을 때 턱받침을 모두 하고 밥을 먹는다.
3. 치마
춤추는 시간이라고 해야 하나. 무용할 때도 입는 나풀나풀거리는 하얀 치마를 입고 춤을 출 때가 있다. 앞서 보라돌이와 뚜비가 남자애이지만, 보라돌이와 뚜비도 치마를 입고 춤을 춘다. 나나와 뽀만 입고 추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꽤 재미있게 봤던 거 같다.
4. 푸푸
푸푸가 맞는지 모르겠는데, 텔레토비가 사는 그 집 안에 청소를 하는 청소기다. 코끼리처럼 생긴 청소기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텔레토비 친구들이 사고 치거나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면 뒤처리는 모두 푸푸의 몫이다. (힘내라, 푸푸)
5. 바람개비
앞서 말했듯 저 바람개비가 힘차게 부는 장면을 보여주면 따로 놀고 있던 텔레토비 친구들을 불러 모은다. 그리고 텔레토비 친구들 배를 통해서 정말 어린이들이 뭐하고 놀았는지 장면을 보여준다.
6. 해
햇님은 진짜 갓난아이 얼굴인데, 그 갓난아이가 떠있는 동안에만 텔레토비 친구들이 놀 수 있다. 해가 질 때가 되면 텔레토비 친구들에게 집에 가야 한다고 하고 작별인사를 건넨다.
7. 마이크(샤워기 같이 생긴)
샤워기든 마이크든 뭐든 간에 나오면 뭔가를 알려주러 나온 거다. 놀 시간이든 들어갈 시간이든 뭐든. 한마디로 텔레토비를 안내하는 역할임은 분명하다. 이제는 당신을 이해할 수 있어요. 적당히 텔레토비 끊어주지 않았다면 당장 텔레토비가 사는 그 세상에 살고 싶다고 엄마 아빠한테 떼썼을 거야.
8. 아이, 좋아.
뭐가 좋은지 몰라도 애들은 아이좋아, 하면 주변에 있는 텔레토비 친구들과 포옹을 하면서 좋다고 말한다. 그 당시에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봤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사이좋게 지내라는 뜻인가 싶기도 하다. 실제로 친구들과 아이 좋아, 하면서 껴안고 다니지는 않았지만 친구랑 사이좋게 지내라는 의미 정도로 이해하면 될 거 같다.
4. 끝마치며
「꼬꼬마 텔레토비」는 내가 어린이일 때 한 공간을 담당하고 있던 친구들이다. 오랫동안 잊고 있었고 어린이들의 대통령 뽀로로나 카봇 등이 나와도 그저 그런 애들이 생겼구나 생각했을 뿐, 내 어린 시절엔 어떤 애들이 있었는가 되돌아볼 틈이 없었다. 되돌아볼 틈이 있기나 했던 건지, 아니면 돌아볼 여력이 없었던 건지 모르겠지만.
내 어린 시절에 함께 해줬던 친구들을 오랜만에 기억의 서랍 속에서 꺼내본 느낌이다. 기억은 꽤 믿을만한 것이 되지 못해서 원래와 다르게 왜곡이 되었을 것 같아 조금은 슬프지만, 그래도 이렇게나마 기억해본다.
안녕, 꼬꼬마 텔레토비.
나는 너희를 보고 자란 한 어린이였고 지금은 조금 한심하지만 너희가 살고 있는 삶을 동경하고 있는 어느 한 어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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