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사용하시다가 불편하신 점이 있다면 방명록으로 남겨주세요.
3. 왕래는 하지 않습니다.
어제 꽤나 쾌조의 스타트를 보았다. 1회를 잘 막은 이의리? 그래서 오, 1회를 무난하게 잘 막았네 싶었더니 4회에 만루가 웬 말인가. 돌리려다가도 막겠지, 막겠지 했는데 결국 이의리 강판. 3회 연속 본인 생일에 등판했으나, 이번 해를 기점으로 승투는 되지 못했다.(심지어 패전됐(었)음)
속상했던 냐옹이는 왜 저러냐며 2군의 손승락 스쿨을 다녀오라고 했는데……. (지금 팀의 모습을 보면 그럴 일은 만무할 것 같다. 정말 큰마음을 먹고 다섯명 내려보내지 않는 이상?) 그렇게 속상했던 냐용이는 다른 팀 야구 경기를 보았다. 그러면서도 스마트폰으로 틈틈이 스코어 확인하는 거 잊지 않는 근성의 냐옹이.
아, 문득 생각나서 한마디하고 싶은데, KT를 사용하면서 4분할로 TV 화면을 볼 수 있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 4 분할이고 야구 경기는 다섯이다 보니 늘 한 경기는 포기하고 보곤 했는데, 물론 TV로 포기했을 뿐 휴대폰으로는 꾸준히 보고 있어서 사실상 모든 경기를 다 볼 수 있었다.
무슨 사건이 일어나면 바로 알 수 있었다. 벤치클리어링이라던가, 누군가가 부상을 당한 장면이라던가, 홈런을 쳤다던가. 등등.
그리고 KT는 지금 이 서비스를 종료시켰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참 유용하게 썼었는데. 일단 야구 보는데 활용하고 야구랑 드라마 시간이 겹치면 드라마를 메인으로 하고 가장자리에 야구를 쭉 줄 세워서 보기도 했었다. 종료되어서 얼마나 아쉬운지, KT는 알랑가 몰라.
그렇게 낭만닥터 김사부 3을 보고 있는데, 냐옹이가 조용히 씩 웃더라. 그건 바로 이겼다는 소식이나 진배없었다. TV를 아무리 다른 것으로 돌려도 근본은 야구인 (야구에 진심인) 냐옹이는 스마트폰으로도 틈틈이 경기 내용을 확인하고 있었다.
나름의 해피엔딩이었으나, 상처뿐인 승리였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우리 집의 평화는 지켰으니 됐어. 엉망진창이지만 이겼으니 됐어.
낭만닥터 김사부 3을 보는 내내 느낀 점.
시즌 3에서는 진짜 매력이 없다고 해야 할까. 1과 2보다는 매력이 반감되는 것이 사실이다.
저번주에는 예산 담당자랑 이야기하고 있는데 커플 이야기를 보여주니, “아니 나는 저 외상센터가 중요해 죽겠는데, 왜 러브신을 보여주고 있어?ㅠㅠ”이러면서 봤다. 은탁아름 커플을 싫어하는 건 아니나 흐름을 보며 불만을 가졌던 것도 사실.
그리고 살린다는 그 일념 하나로 상사의 말을 안 듣고 갔던 차은재에게 그 누구도 아무 말을 하지 않는 게 그렇다. 사람 살리면 장땡이라는 듯이 말하는 차은재를 보고, 어쩌면 내가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사람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 내가 당사자고 내가 죽어가고 있는데 나를 살리겠다고 누군가가 달려와 나를 살려준다면 정말 감사할 것이다.
결과만 놓고 보면 차은재는 사람을 살렸다. 다만 차은재가 자리를 지키고 매뉴얼을 지키고, 사부님에게 말했다면 사부님이 컨트롤할 수 있었을 부분이 충분히 보였다. 김사부의 수술이 늦어진다고 하더라도 그건 돌담병원 컨트롤자인 김사부가 어떻게 할지 정해야 할 부분인데 김사부에게 보고도 하지 않고 수술방을 연다. 그걸 보고 김사부도 무시하고 강동주도 무시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반박 시 님 말이 맞음.)
한마디로 아랫사람이 독단적으로 움직이는 하극상. 그것도 강동주에 대한 불만스러운 감정 + 배움의 그릇된 방향으로 움직인 것인데 그걸 바로잡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느낌? 그걸 잡으러 강동주가 온 거 같은데, 저렇게 하고 있으니….
김사부가 차은재에게 했던 말은 싸우긴 하되 정당한 방법으로 싸우라는 것이었고, 이 방법으로 상처받았던 사람이 너의 연인(서우진)이라는 말이었다. 정당한 방법으로 싸우는 건 맞지만 네가 외상센터면 외상센터를 우선시해야지, 왜 돌담에 와서 사람을 보고 있냐, 네가 잘못한 거라고 여기서 그 누구도, 그 어떤 사람도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싸우라고, 정당하게 싸우라고 한다.
강동주의 표현 방식이 잘못되었다고 하더라도 차은재가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강동주의 표현 방식이 잘못되었으니 그런 거라고 하는 것처럼 얼렁뚱땅 거리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강동주는 악역도 아닌데 부분 부분 악역취급 당하는 것도 좀 그렇고, 차은재를 저렇게 만들어버린다고? 싶을 정도임. 그냥 윤서정이 외상센터 센터장으로 앉아서 딱 다 잡고 일했으면. 미친 고래ㅠㅠㅠ
물론 강동주의 잘못도 있다. 차은재가 수술 중임에도 다그치는 것. 수술이 끝나고 뭐라고 해도 될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어쨌든 의사가 환자 앞에 있고 차분함을 유지하며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수술 중인 애한테 다그치는 것도 별로였으나, 여기에서 대처한 서우진의 모습도 별로다.
아무리 그래도 센터장 대행인 사람의 휴대폰을 빼앗고 차은재를 달랜다. 달랜 건 잘한 거다. 행동적으로 보았을 때, 차은재는 실수할 경우 사람이 죽는다. 그러니 멘털이 흔들려서는 안 되는 부분. 하지만 기본적으로 서우진의 행동은 센터장 대행인 사람을 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후배 혼내는 선배한테 덤벼드는 행동처럼 보였다.
차진만은 제외하고 다른 센터장 대행이라고 해보자. 안면이 전혀 없고 어떤 교수로 있는 사람이 센터장 대행으로 있다고 해보자. 그리고 강동주처럼 똑같이 행동한다고 해보자. 그리고 똑같이 김사부에게 보고하고 돌담에 넘어가지 말라고 했다고 해보자.
차은재가 과연 저렇게 무례하게 말을 어겨가면서 수술방을 열었을까? 그것도 김사부한테 보고조차 안 하고?
차은재가 말을 어겨가면서 수술방에 들어가 있어서 다른 센터장 대행이 화나서 전화했을 때 서우진이 전화를 빼앗고 ‘네 앞에 환자에만 집중해’라고 할 수 있었까?
나는 아니요,라는 답이 나올 것 같다. 그냥 강동주 무시하는 거지. 같은 곳에서 있었고 봤었던 몇 기수 선배가 센터장 대행으로 온 것부터 불만인 상태였을지도 모른다. 양호준처럼.
살린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망아지 같은 존재의 서우진과 차은재다. 서우진은 붕괴사고에서 들어가지 말라는 김사부의 말을 무시하고 들어가서 결국 손을 다쳤고 차은재는 김사부에게 보고하고 외상에서 대기하라는 강동주의 말을 무시하고 가서 결국 외상센터에 들어온 환자는 죽었다. 반면 돌담 환자는 둘은 살았다. 어쩌면 김사부가 차은재가 수술했던 사람을 수술했다고 하면, 그 갓난아이는 여자 화장실에 있으니 발견이 어려울 수 있었겠지만.
(사실 이것도 그런 게 차은재가 그렇게 행동했으니 괜찮다는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한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여자화장실에서는 여자만 발견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돌담병원에 차은재가 있어야 여자 화장실에서 발견할 수 있으니까.)
뭐, 당위성이고 뭐고 서우진이랑 차은재는 살린다는 그 일념 하나로 그냥 강동주 무시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걸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면서 원칙엔 원칙으로 대하는 서우진의 모습을 보여주는 느낌? 우리 애들 티격태격하면서도 잘 맞아요. 이런 걸 보여주고 싶었던 거 같은데, 서우진이랑 차은재가 안하무인식으로 나가는 이미지를 지울 수가 없다.
거기에 강동주 불편하다고 말하는 차은재를 보고 쟤는 공과 사는 구분 못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사람이 몰려드는데 컴바인할 의사 고르고 있는 차은재를 보고 있으면 내 속이 진짜. 고른다기보단 강동주를 피하기 위해 CS를 죄다 찾아보는 느낌이긴 했다만.
오늘이면 마지막인데 사실상 낭만닥터김사부 3가 아름다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모르겠다. 김사부가 서우진 수술할 때 모습을 회상하던 뼈쌤 말에 ‘김사부가 죽냐고 뭔 내레이션을 저렇게 아련하게 하냐’고 했는데, 예고편 보니 김사부가 진짜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ㅎㄷㄷ